『깃털』의 저자 클로드 앙스가리가 8년간 함께 했던 고양이의 삶과 죽음, 상실과 부재의 고통을 편지 형식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그는 한 고양이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 이별, 기쁨, 슬픔, 존재, 구원, 신, 종교, 철학 등 수많은 사유로 나아간다. 특히 동물의 영혼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그간 종교와 철학이 가져온 지독한 인간중심적인 정의에 이의를 제기한다.
저자소개
저자 : 클로드 앙스가리
역자 : 배지선
목차
1. 나는 너에게 네가 읽지 못할 편지를 쓴다
2. 우리는 고양이를 소유하지 않는다. 소유할 수 없다. 그저 흠모할 뿐.
3. 이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상호적이고, 깊고, 부드럽고, 한결같은. 어떤 사랑에 관한 것이다. 삶에서, 죽음에서.
4. 마치 내가 너를 오래 동안 기다려 온 것처럼 가볍고 부드럽게 너는 내 삶에 들어왔다.
5. 상호적 입양
6. 고양이도 사람처럼 그들의 욕망의 프리즘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
7. 사랑은 계산되지 않는다. 너는 이런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는 군림했으니까.
8. 나는 너의 동공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네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이 세상을 이해해보고 싶었다.
9. 하지만 부재임에도 뚜렷한 현존.
10. 이렇게 화해하고. 행복해지고.
11. 이 추억에 왜 이토록 감정이 복받치는지 모르겠다. 발코니에서, 삶에 주의를 기울이며 고개를 돌리는 너.
12. 이 세상에 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음의 병에 걸린다. 삶.
13. 나는, 네가 떠난다면, 나의 한 부분도 너와 함께 떠날 것을 알고 있었다.
14. 우리 일상의 증인인 고양이와 개를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고백하는 것에는 어떤 부끄러움도 없다.
15. 예수의 죽음이든, 한 고양이의 죽음이든,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에는 같은 고통을 주는 일이며, 적어도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같은 고뇌일 것이다.
16.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은 죽은 이의 진정한 무덤이다. 유일한 무덤. 내가 사는 한 너는 내 안에서 산다.
17. 이해받지 못할 것이 두려워서 포기했다. 두려운 건 비웃음보다는 몰이해. 사랑은 절대로 우스꽝스럽지 않다.
18. 너의 삶을 연장하기 위해서, 너를 계속 사랑하기위해서.
19. 모든 존재는 유일하다. 대체될 수 없는. 잊을 수 없는.
20. 그러나 삶에 남아서 어떻게 죽은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인간과 고양이가 나눈 8년 동안의 사랑과 연대의 아름다운 증언
프랑스 작가 클로드 앙스가리가 8년간 함께 했던 고양이의 삶과 죽음, 상실과 부재의 고통을 편지 형식으로 써내려갔다. 그는 한 고양이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 이별, 기쁨, 슬픔, 존재, 구원, 신, 종교, 철학 등 수많은 사유로 나아간다. 특히 동물의 영혼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그간 종교와 철학이 가져온 지독한 인간중심적인 정의에 이의를 제기한다.
산문인 듯 시인 듯 이어지는 압축적인 짧은 글은 독자를 긴 사유로 이끌 것이다. 음절과 행간 사이 사유를 유도하는 글은 읽는 이에게 울림을 더한다. 특히 사랑하는 동물과 그 관계에 대한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의 만남은 그간 어떤 책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선물이다. 이 책은 삶의 어떤 순간에 동물가족에게 깊은 애정을 가졌던 모든 사람들에게 가닿을 것이다.
우리는 동물의 부재에 대해서 이토록 아파하고 침잠한 책을 본 적도 없고, 그런 태도와 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내본 적도 없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사랑하는 존재와 사랑하고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쓴다. 사랑했던 기억만이 삶의 구원으로 남는다고.
떠난 고양이를 글을 통해 삶으로 불러오다
이 책은 헤아릴 수 없는 애정을 준 한 작은 고양이에게 쓰는 편지 글로 죽음으로 인한 상실과 부재의 고통을 아름다운 글로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떠난 고양이를 글을 통해서 삶으로 불러 오는 내용이며 인간과 고양이가 나눈 8년 동안의 사랑과 연대의 아름다운 증언이다.
8년 간 함께 살았던 사랑하는 고양이 깃털을 떠나보내고 2년이 지나서야 저자는 펜을 들 수 있었다. 그리고 8년간의 사랑을 아름다운 글로 불러낸다. 저자에게는 사랑했던 기억만이 삶의 구원이 되었다.
운명처럼 길에서 만나 가족이 되고, 소유가 아닌 평등한 존재로 가족의 관계를 맺어 찬란한 순간들을 함께 하고, 고양이라는 동물에 대한 따스한 통찰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아름답게 그려진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이별에 슬퍼하고, 안락사 앞에서 고뇌하지만 가장 사랑했기에 결정할 수 있었다.
단두대의 칼날처럼 갑작스럽게 닥친 이별 앞에서 동물의 죽음, 영혼에 대해서 사유하면서 잠식되던 슬픔, 고통과 마주한다. 마침내 떠난 고양이에게 사랑과 존중을 표하며 사랑했던 관계는 영원히 함께 사는 것임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