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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쉬(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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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버지니아 울프
출판사 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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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94682273

쪽수 236쪽

크기 129 * 186 * 17 mm /283g














저자소개


저자 :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저자 버지니아 울프는 너무도 유명한 작가라 짧게 언급하겠다. 영국 런던 출생.?빅토리아조 최고의 지성(知性)들이 모인 환경 속에서 주로 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부모가 죽은 후, 런던의 블룸즈버리로 이사하여?남동생 에이드리언을 중심으로, 케임브리지 출신의 학자 ·문인 ·비평가들이 그녀의 집에 모여 ‘블룸즈버리그룹’이라고 하는 지적(知的) 집단을 만들어 그 일원으로 활동하였다. 1915년 《출항》을 시작으로, 《밤과 낮》, 《댈러웨이부인》, 《등대로》, 《올랜도》, 《세월》 등 다수의 소설과 에세이 《나만의 방》 등이 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후, 서식스 주 로드멜 근처 별장으로 이사하여 전원생활을 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1941년 3월 28일 우즈강(江)에서 투신자살을 하였다.


역자 : 지은현


역자 지은현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두루 돌아다녔으며, 문학과 철학,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말할 수 없는 소녀』(조르조 아감벤 저)가 있다.


목차


1부 - 쓰리마일크로스 009

2부 - 뒤뜰 침실 037

3부 - 두건을 쓴 남자 059

4부 - 화이트채플 093

5부 - 이탈리아 129

6부 - 결말 171


출처 - 191

원주 - 192

옮긴이의 말 - 207


출판사 서평


평생을 개와 함께 살아온 버지니아 울프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웃기는’ 개 이야기!


1931년 봄, 이제 막 형식과 문체에서 가장 대담한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파도』를 완성한 버지니아 울프는 지쳐있었다. 그녀는 일기에서 “일주일 동안 소파에 누워있었다”고 썼다. 『파도』가 가져온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동안,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시와 편지들을 읽으면서 울프는 그 시인이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반려동물에 차츰 매료되고 있었다. 한 편지에서 그녀는 이렇게 썼다. “『파도』를 쓴 후 너무 지쳐서 정원에 누워 브라우닝의 연애편지를 읽고 있었는데, 그 개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그에 대한 삶을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렇게 『플러쉬』는 탄생하게 되었다.

플러쉬는 시인 당대 최고의 시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이 키우던 코커스패니얼 이름으로, 울프가 키우던 핑커와 같은 종이었다. 평생 개와 함께 지내면서 버지니아 울프는 그들의 행동과 습성, 감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연구했다. 이는 울프가 개들에게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플러쉬』를 쓰기로 결심했을 때 이미 개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 책은 소설을 접했을 때 우리도 모르게 몹시도 위협적이라 느껴지는 버지니아 울프와의 거리감을 없애는 데 완벽한 작품이다. 또한 소설가의 특권인 인간 경험의 숨겨진 구석뿐만 아니라, 집단적 속물근성, 인간의 약점, 사회적 계급화에 대해 그 어떤 작품보다 진지하고 익살맞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개 이야기를 쓰다니!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플러쉬』는 1933년 처음 출간되어, 그때까지 울프가 펴낸 작품 중 가장 잘 팔리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기존 울프의 소설들이 이른바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하면서 다소 난해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작가라는 느낌을 독자들에게 주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울프의 남다른 유머감각과 상상력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당대 최고의 영국 시인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코커스패니얼에 대한 전기로, 개의 일생을 통해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삶도 들여다보는, 일종의 이중적 성격의 전기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실제로 ‘플러쉬’라고 불리는 코커스패니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울프 역시 평생 ‘개 반려인’으로 살았다. 최근 부는 반려동물 열풍으로 미루어봤을 때 울프는 시대를 앞선 사람임이 분명하다. 조카인 퀀틴 벨이 쓴 울프 전기에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플러쉬』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썼다기보다는 개가 되고픈 사람이 쓴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코커스패니얼 품종의 역사적 배경인 스페인으로 돌아가, 코커스패니얼이 영국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영국 상류계급에서 어떻게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추적한다. 자유롭게 시골을 돌아다니며 구속이나 장애 없이 자유롭게 살던 플러쉬는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동반자로 런던에 보내지면서 새로운 상황에 접하게 된다. 병 때문에 종일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지내야 하는 사랑하는 여주인의 발치에 자리를 잡는 특권과 즐거움에 대한 대가로 그는 “자신의 가장 격렬한 자연적인 본능을 포기하고, 통제하고, 억누르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시인은 플러쉬의 존재를 통해 자연세계에 더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시인에게 ‘불길한’ 남자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아직 ‘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플러쉬에게 이제 또다시 새로운 위기가 닥쳐오는데.....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썼다기보다는 개가 되고픈 사람이 쓴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글을 쓰는 동안 사람들의 인생사를 쓰는 데 관심이 있었다. 초반기 작품들에서 그녀는 유명한 문화계 인사들을 선보였는데, 그중 일부는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었다. 중반기에는 『올랜도』를 만들어냈으며, 마지막 작품 중 하나는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이었던 영국의 화가 『로저 프라이』였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전기, 그중에서도 특히 왕과 여왕, 혹은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웅장한 형식의 전기를 좋아했다. 『플러쉬』는 저명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전기를 패러디한 패러디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실제로 개의 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러쉬』는 19세기 전기에 대한 마술적 패러디라고 할 수 있는 『올랜도』와는 좀 다르다. 『올랜도』에서 울프는 성, 공간, 시간을 다루지만, 『플러쉬』에서는 종을 다룬다. “『플러쉬』는 다른 말로 하면, 개의 옷을 입은 울프”라고 작가 겸 비평가인 앨리슨 라이트는 말한다. 개 애호가가 전기를 썼다는 것은 애초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독자들은 심지어 이 책을 개가 썼나 싶을 정도로 개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개의 행동은 철저히 소리와 냄새, 날쌔게 움직이는 행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버지니아 울프는 종종 스스로를 동물로 언급했다. 그녀는 형제자매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자신을 “염소” 혹은 “개코원숭이”라고 불렀으며 『플러쉬』에 대해 호의적인 논평을 쓴 평론가들에게 “당신의 애정 어린, 오래된 잉글리쉬 스프링어스패니얼, 버지니아로부터”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다람쥐, 마모셋, 자코비라고 부르는 쥐 등의 야생동물들을 키우며 자란 그녀가 개의 전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와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은 동시대 인물이 아니었고 근본적으로 서로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몹시도 짧은 삶을 살다간 어머니의 존재라는 비슷한 삶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러한 기억은 결국 두 여성 모두에게 심한 우울증과 불안을 야기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애완견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그들이 제공하는 안정감에 의지하면서, 그 헌신적인 존재에게서 큰 위로와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대중적인 울프의 책


『플러쉬』는 ‘빅토리아조풍’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물질적인 잡동사니들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지나친 장식으로 인해 어수선해 보이는 방 속에 갇힌 병약한 여주인과 플러쉬는 그 시대에 속한다. 울프는 어쩌면 그녀 자신을 포함하여, 오래된 가족의 형태와 느낌을 반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정과 사회적 삶의 한가운데에 개를 핵심으로 어쩌면 의존성과 독립성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그렇지만 울프 본인의 말대로 ‘장난’스럽게 글을 쓰고 싶었을 수도 있다. 『플러쉬』의 발간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울프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이제 이 책이 실패하는 것에 대해 걱정했을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것도 두려워했다. “나는 『플러쉬』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무척 싫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매력적이고,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책으로 호평을 받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나는 단순히 수다스러운 여류작가가 아니다.” 그녀는 책이 나오기 며칠 전 일기에 강조했다. 그러나 『플러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울프의 예측은 맞지 않았다. 이 책은 발행되자마자 처음 6개월 동안 약 19,000부를 판매하면서 그때까지 발표한 그녀의 작품 중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울프의 문학적 약자underdog인 개의 시선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다


시인과 플러쉬는 둘 다 갇혀있는 상태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타자의 의지에 늘 복종해야 하는 존재이다. 실제로 어머니와 두 형제의 죽음에도 거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바렛이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된 것은 플러쉬의 납치사건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19세기에 상류계급의 애완용 개를 훔치는 일은 수익성 있는 사업이었고, 개도둑들은 개 한 마리의 몸값으로 몇 년간의 임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플러쉬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그는 평생 세 번이나 납치당했다. 이 기간 동안, 바렛의 개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깊어져 그녀는 “그들이 거래하는 것은 개가 아니라 감정이다. 끔찍한 사람들!”이라 외쳤다. 어쨌든, 아버지와 형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플러쉬를 구하기로 작정함으로써, 그녀는 아버지의 권위에 저항하며 “나의 절망이 복종심을 이기”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소심하고 병약했던 작은 여자가 점차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울프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성과 문학적 과잉으로 과장된 당시의 온실 속 삶의 결과물인 ‘여류시인’과 거리를 두고 싶어 했다.

또한 바스크 설화, 튜더가와 스튜어트가의 흥망성쇠, 카르타고인들의 전설을 통해 스패니얼의 혈통에 대해 전하면서 애견협회의 품종 기준과 같이 자의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기준으로 인해 귀족이라는 생득권을 얻게 되는 것이라든가, 윔폴가의 문명과 대조되는 화이트채플의 빈민굴, 영국의 숨 막힐 듯한 사회적 억압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이탈리아에서 자유로운 존재로 변모하는 과정 등을 통해 울프는 빅토리아 시대의 계급 구조와 성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만든다.


*참고: 울프의 평생 반려견들에 관하여......


아홉 살 때, 어린 버지니아는 이웃 개가 그녀를 다소 심하게 공격한 불행한 사건에 대한 증인을 서야 했다. “……저에게 달려와서 벽에 부딪히게 하고는 망토를 물었어요.” 그 일 자체는 다소 암울한 사건에 기인한 것이지만, 재판은 어린 버지니아에게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오후 내내 어머니의 전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이유 때문인데, 그것은 무척이나 드문 경우였다. 아마도 이것은 버지니아가 개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얻은 긍정적인 경험이었을 뿐 아니라, 개를 통해 적어도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는 수단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버지니아의 집에는 어린 시절부터 항상 개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그녀에게 영향을 미친 개들이 있다.

첫째, 섀그다. 섀그는 원래 제럴드 덕워스라는 출판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냥개였지만, 그 전제조건인 사냥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언니인 바네사의 개가 되었다. 열렬한 개 애호가였던 언니와 버지니아는 늘 섀그와 어울렸으며, 그때를 버지니아는 “순수한 즐거움의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섀그는 어린 버지니아에게 위안과 동지애적 우정, 여동생들과 함께 매일 다양하게 노는 재미를 주었으며, 지루한 티파티 분위기를 없애버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나중에 섀그가 귀머거리로 늙어 죽었을 때 그녀는 「가디언」지에 “충실한 친구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부고기사를 써서 동반자를 추모했다.

다음, 구르스다. “아주 매력덩어리의 어린 양치기 개로, 정통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불행히도 꼬리가 없었다.” 섀그와 마찬가지로 그도 바네사의 개였으며,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양치기 개에게 비유할 정도로 구르스는 그녀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구르스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헌신은 살아있는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도 애정을 쏟게 만들었다. “나는 구르스를?늘 내 마음에 걸렸으므로?리젠트파크에 산책하러 데리고 가곤 했다. 그것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흙투성이 발로 구르스는 그녀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심지어 콘서트까지 함께 갔다. “구르스와 함께 점심을 먹은 후 …… 벡스타인 홀에서 열린 요아킴 콘서트에 갔는데 …… 구르스는 자발적으로 작곡하더니 저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나는 서둘러 그를 내보내야 했다.” 그녀와 구르스의 관계가 이처럼 매우 가까웠던 것은 아마도 양치기 개의 보호본능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바네사의 개였으므로 그녀는 구르스를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그와 함께 오랫동안 런던의 거리를 산책하면서 관찰한 것은 나중에 『플러쉬』를 쓸 때 많은 영감을 불어넣었다.

1차대전 동안 그녀는 이웃 사람의 개인 팅커를 돌보았는데, 그는 커다랗고 활력 넘치는 클럼버스패니얼이었다. 그녀는 팅커의 모든 움직임을 작가적 시선으로 관찰하면서, 동시에 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해의 폭을 넓혔다. “그는 다른 개들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 같은 개”라고 그녀는 썼다.

다음으로, 그녀의 삶에 불쑥 들어온 테리어 잡종 그리즐이 있다.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그녀는 일기에 “그리즐은 이제 우리 것이 되었다”라고 써놓았다. 버지니아는 팅커와 비슷한 방식으로 그리즐의 행동과 버릇들을 자세하게 관찰하고 옮김으로써 『플러쉬』를 쓰는 데 도움을 받았다. 그리즐은 테리어답게 활기찬 성격을 갖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일기에 기록된 대로 그녀가 집 안에 혼자 있을 때에는 경호원의 역할도 수행했다. “그리즐은 귀를 쫑긋 세웠다가 다시 평평하게 내린다.”, “내가 그의 말을 듣는 것일까? 그리즐은 꼬리를 흔들며 서서 ‘네!’라고 말한다. 내가 옳다고.” 이처럼 울프는 그리즐의 보호본능을 소중히 여기지만, 그녀의 불안과 혼자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울프의 일기에는 그리즐에 대한 사망 기록이 없다. 아마 그 사실을 쓰기가 너무도 고통스러웠을 거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어쨌든 자신과 그리즐의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그녀는 『댈러웨이 부인』에 그리즐을 “엘리자베스의 개로 …… 카메오로 등장시켰다.”

마지막으로, 핑커가 있다. 비타 색빌-웨스트가 울프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이 부분은 다소 난해하다. 왜냐하면 그리즐이 살아있을 때 핑커가 그녀에게 건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리고 아마도, 남편인 레너드 울프가 아내와 색빌-웨스트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를 선물 받는 것을 꺼리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털북숭이 강아지가 승리를 거뒀다. “레너드는 핑커가 자신으로 하여금 신을 믿게 해줬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그리고 이때 이후로 핑커는 하루에 여덟 번이나 마루에 오줌을 쌌다.” 그리즐이 죽은 후 핑커는 그리즐을 더욱 광범위하게 대체하게 되었으며, 색빌-웨스트가 페르시아로 가기 전 작별 편지에서 울프는 이렇게 말한다. “비타, 그대의 보잘것없는 피조물, 핑커와 버지니아를 잊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여기 난로 옆에 홀로 앉아 있어요. 매일 아침 그녀는 내 침대 위로 뛰어올라 키스하고, 나는 비타라고 말해요.” 울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핑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 외에도, 핑커의 진정효과와 무조건적인 동지애는 울프에게 개인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 것이었다. 건강이 나빠져서 글쓰기를 중단해야 했을 때 그녀는 핑커의 존재에서 안식처를 구했다. “유일하게 즐거운 일은 오늘 오후에 노란 들판을 핑커와 함께 산책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울프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지의 여행을 마치고 핑커와 다시 만날 마음에 들떠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핑커가 그 전날 밤에 죽은 것을 발견한 것은 비극이었다.

이처럼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개와 가까이 지내면서 그들의 행동과 습성, 감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연구했다. 이는 울프가 개들에게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플러쉬』를 쓰기로 결심했을 때 이미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어쩌면 울프 자신의 개 핑커는 반자전적이자 반허구적으로 플러쉬로 전환되었을 것이다. 핑커와 함께 한 울프의 삶은 플러쉬와 함께 한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삶과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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