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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북스

검은 옷의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해외배송 가능상품)

기본 정보
저자 김리원
출판사 북레시피
정가 14,000원
상품코드 P0000B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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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0489553(1190489554)
쪽수    252쪽
크기    113 * 186 * 17 mm /310g













저자소개

저자 : 김리원

부산 출생. 장편소설 『신부와의 자기관리 일주일』로 데뷔했으며 이 작품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E-IP 마켓 공식 선정작이 되었다. 두 번째 소설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를 출간했다.

목차

1. 신부
2. 미호
3. 정원
4. 스위스

출판사 서평

신부와 그의 고양이는 왜 스위스로 날아갔을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반전과 감동

신부의 몸에 죽은 자들이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10초. 『검은 옷을 입은 남자와 그가 주운 고양이』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반전과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판타지 드라마다. 무당의 아들로 태어난 정원은 죽은 자들이 보이는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가톨릭 신부가 되지만 매번 자살자들에게 몸을 빌려주고 그들이 한을 풀게 한다. 그때마다 어둠 속 슬픔이 하나씩 줄어들지만 정원의 몸과 영혼은 타들어 가고,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애기무당이 될 뻔하다 정원의 도움으로 정신과 의사가 된 혜수뿐이다. 그리고 정원이 동생으로 입양한 미호는 자신이 휠체어를 타게 된 원인이 정원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복수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런 미호가 신체적인 장애를 딛고 세상에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정원은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정작 자신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 죽음처럼 어두운 현실 속에 삶의 빛을 더하는 심령 판타지 소설.

귀신을 보는 괴짜 신부와
그에게 복수를 꿈꾸는 휠체어 탄 소녀
그리고 애기무당이 될 뻔했던 정신과 페이닥터


죽은 자들이 산 사람들의 세상을 넘나들고 세상의 어두운 구석을 조명하는 이야기지만 결코 암울하고 무거운 소설은 아니다. 또한, ‘빙의’를 주제로 억울한 죽음을 하소연하며 서로 얽힌 사연을 풀어가는 가벼운 소설만도 아니다. 주인공인 신부가 보는 귀신은 한을 품고 생을 마감한 자살자들이다. 소설 속에는 성폭력(강간)에 희생당한 소녀, 부모의 동반자살 시도로 원치 않은 현실에 내던져진 아이,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 등 우리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 미호, 정원, 혜수 등 주요 인물을 통해 저마다의 삶의 방식과 존재 가치를 보여주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 소설은 비극적인 현실 앞에 따스한 삶의 온기를 전한다.

정원, 미호, 혜수. 그들이 채워가는 따스한 삶의 온기

이정원 베드로 신부(44): 가톨릭 노인요양원의 원장신부. 무당의 아들로 자살자들이 보이며, 귀신들에게 몸을 빌려주어 산 사람들에게 못다 한 사랑과 후회의 말을 전하게 해준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자신을 희생해가며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 신부의 몸이 축날 때마다 외진 곳, 폐건물 옥상, 지하철 계단 등지에서 원인 모를 추락사고가 줄어든다. 그 자신 또한 어긋난 출생으로 내면의 아픔을 지닌 채 절망을 안고 살아가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자책하고 자신을 혹사하며 타인을 위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내한다. 그러는 가운데 정원은 자신의 삶이 다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죽은 사람을 몸에 담고 나면 온몸이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왔다. 이런 식으로 10초가 지난 뒤면 그는 자기 몸의 뼈가 어긋나지도 않고 팔다리가 붙어 있다는 게 늘 믿기지 않았다. 그 통증을 알면서도 자신이 외면하면 누군가가 또 몸 없이 헤매게 될까 봐 무서웠다. 왜 내가 쓸데없이 죄책감을 느껴야 하지? 내가 왜 이 쓸모없는 짓을 해야 해?
무엇보다 몸을 빌려주면서 서로의 지난날을 주마등처럼 훑게 된다는 게 가장 싫었다. 그는 남의 내밀한 고통을 아는 것도, 자신의 고통을 남이 알게 되는 것도 싫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죽은 자를 따라 몸을 놓을까 봐 두려워 이 짓을 감수하고 있다니. (p. 16~17)

한미호(19): 정원의 양여동생. 동반자살을 시도하려던 부녀를 목격하고 정원이 목숨을 구해주었으나, 그 일로 아이는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게 된다. 어릴 때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의 장애가 정원 탓이라 믿어 그에게 복수할 기회만을 노리며 살아간다. 반면 은인이 아니라 원수가 된 정원은 미호가 제 아비를 원망하기보다 남을 미워하는 편이 낫다고 여겨 온갖 상처가 되는 말들을 오롯이 받아내는 가운데 미호의 재활치료에 필사적이다. 좀 더 일찍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더불어 오해와 비난 속에서도, 겉으로는 미호를 사나운 고양이 취급하지만 남몰래 물심양면으로 챙겨주고 지켜주는 정원의 속뜻을 미호가 알 리 없다.

소녀의 이름은 미호微虎였다. 작은 범이라면 자라서 큰 맹수가 된단 뜻이 아닌가. (……) 소녀는 날카롭게 찢어진 커다란 눈매가 유독 인상적이었다. 넘어질 때마다 일으켜주면 손톱으로 긁어 신부의 팔에 상처를 내는 것이 맹수보다는 고양이 같았다. 상처가 나을 때까지 거둘 뿐, 다리가 부러진 새끼 고양이를 키워서 달라질 게 있겠는가. 신부는 그리 생각하고는, 미호를 돌볼 가사도우미와 활동 보조인을 구했다. (p. 55)

유혜수(29): 정신과 페이닥터. 보육원에서 자라며 귀신을 보아 애기무당이 될 팔자였으나 그 고통을 누구보다도 공감하는 정원이 남몰래 후원자가 되어 학비를 지원해준 덕에 정신과 의사가 된다. 정원은 자살자들을 달래주고 지칠 때마다 혜수를 찾아가고 혜수는 정원이 가장 안락함을 느끼는 병원 의자에서 잠들게 해주는 동시에 그런 정원을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정원은 혜수만은 자기처럼 귀신을 보며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대신 평범한 삶을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원의 새치가 늘어가고 피로가 깊어질 때마다, 폐건물 옥상과 지하철 계단에서 원인불명의 추락사고가 줄어드는 이유를 아는 이는 세상에서 하나뿐이었다.
혜수는 정원을 뒤따르는 죽은 자들 곁에서 결국 식사 약속을 깨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미안하다며 대신 그녀가 근무하는 병원에 들르겠다는 신부를 향해 웃어주고 돌아설 뿐이었다. 볼 수 있기만 할 뿐, 어차피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p. 71)

절망과 고통 끝에서 마주한 빛과 같은 선물, 사랑 그리고 희망

죽은 자들이 보이고 귀신들에게 몸을 내어준다는 다소 진부한 주제일 수 있으나 그 안에 깃든 진실과 반전이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소설의 말미, 절망과 고통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 빛과 같은 선물이었음을 알게 함으로 우리가 가진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힘, 그것이 축복이었음을 정원이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그의 삶은 달라졌을까.
자신의 희생은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후회와 자기 자신에 대한 원망으로만 살아가는 신부가 감당해나가야 할 시련은 안타깝고 애처롭다. 자신이 죽는 것보다 세상에 홀로 남겨질 미호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정원은 또다시 자책하며 두려움에 휩싸인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통과한 미호가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되다가, 정원이 죽은 후 성인의 나이가 훌쩍 지나서까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 성범죄자로 오해받고 발칵 화를 내며 뒤돌아서는 대신, 바로 쫓아갔다면 애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실패로 끝나면서 아이에게 고통만 안긴 몇 번의 수술을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p. 101)

소설은 자살, 강간, 폭행 비리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문제들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부당한 시선과 그들의 고립, 그리고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부조리한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의미를 돌이켜보게 하고, 요양원에서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 노인들의 모습도 투영된다. 타인에 의해 또 때로는 사회적 구조로 인해 고통받는 자살자들의 고뇌와 떠난 자들 뒤에 남은 사람들의 슬픔도 담겨 있다. 이 모두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인물로 신부라는 캐릭터와 ‘죽은 사람들을 보는 신부’라는 주제를 엮은 아이러니가 무엇보다 흥미롭다. 자신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따뜻한 세상, 마음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밝은 세상을 소설의 주인공은 과연 마주할 수 있을까?

이십 대도 삼십 대도 내내 자신의 고통 속에서 헤매기만 했다. 부모의 눈물과 늙어감도 미처 알지 못했다. 자신을 입양해 마지막까지 지원해준 부모를 돌보지도 않고, 평범하게 살길 바라는 그들의 소망도 모른 채 오로지 자기 자신의 문제에만 파묻혀 헤매었다. 자신에게 매달리는 자살자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동생으로 입양한 아이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내가 거두었으니 내가 책임지겠다 생각했으나, 아이의 고통을 모르는 체했다. 스스로만으로도 버거워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 제 아비를 미워하는 것보다야 남을 미워하는 편이 아이에게 낫다 여겨 사실을 숨기고 아이와 대거리하며 받은 대로 내쏘기만 했다. 아니, 내 쪽에서 먼저 긁고 울리는 일도 여러 번. 어쨌든 돈을 대고 있지 않으냐는 핑계를 나 혼자 면죄부로 삼아 있는 대로 상처만 주었다. (p. 147)

소설 속에서 죽은 자들은 하나같이 산 자들을 염려하느라 한마디 당부의 말을 건네고 싶어한다. 슬픔에 겨워 자신의 길을 따라오지 않도록 말이다. 스스로 목숨을 버린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하지 말라고. 그 청을 들어주는 정원 자신은 늘 두렵고 외롭고 쓸쓸하다. 자신의 고통을 외면해가며 다른 사람의 불행과 슬픔을 바라봐주기만 했던 정원은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 그리고 마침내 진정한 삶의 환희를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원은 세상에 또 다른 새로운 빛을 남기게 된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나도 몰랐던 내 바닥을 나와 타인에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과 배설의 해결만이 관심사인 상태로 사는 것도, 살다 보면 익숙해질 터이다. 그러나, 그러한 나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사는 것만은 두렵다. 죽은 이들에게 몸을 내어주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내가 나일까. 수치심을 모르는 내가 과연 나일 수 있을까. 어떠한 개선의 여지도, 갱신의 여지도, 변화의 가능성도 없는 상태가 과연 삶이란 말인가. 그러한 삶에도 내가 모르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감히 짐작도 못 하는 뜻과 빛이 있겠지만, 그러나, 그게 내 삶이라면 나는 백 번이라도 고개를 저을 거야. (p.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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