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품절 (해외배송 가능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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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너와 나
저자 루시드폴
출판사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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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9280772

쪽수 104쪽

크기 260 * 196 * 22 mm














저자소개


저자 : 루시드폴


루시드폴 음악인이자 감귤과 레몬을 키우는 농부. 인디 밴드 미선이로 데뷔한 뒤, 2001년 「Lucid Fall」을 시작으로 2017년 「모든 삶은, 작고 크다」까지 8장의 솔로 앨범을 냈다. 가사 모음집 『물고기 마음』 등 여러 권의 책을 짓고 옮겼다.


목차


0. 산책 갈까?

1. 길 위

2. 두근두근

3. 콜라비 콘체르토

4. 봄의 즉흥

5. 읽을 수 없는 책

6. 눈 오는 날의 동화

7.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

8. 불안의 밤

9. I’ll always wait for you

10. 뚜벅뚜벅 탐험대

0. 너와 나


출판사 서평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순간의 기록

루시드폴 포토 에세이 『너와 나』


무수한 마음들을 등대처럼 따스하게 밝혀온 뮤지션 루시드폴이 포토 에세이 『너와 나』(미디어창비)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너와 나』는 그가 반려견 보현과 함께한 산책 같은 사진과 노래를 한데 엮은 작품집으로, 2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9집 음반과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앨범의 CD는 책 이외의 형태로는 별도 판매하지 않으며, CD에는 음원으로 공개되지 않는 루시드폴의 음성이 담긴 특별한 낭송이 실려 있다. 인세의 일부는 제주의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되어 더욱 뜻깊다.


발 맞춰 걷는다는 작은 기적


『너와 나』의 첫 장면은 카메라 너머를 물끄러미 응시하는 보현의 초상으로 시작한다. 책장을 넘기면 보현의 반려인 루시드폴이 언제나처럼 나직한 목소리로 “산책 갈까?”라고 말문을 연다. 짧고 단순한 이 한마디는 강아지들이 무엇보다 기다리는 하루치 기쁨이자, 그의 신작을 고대해온 독자들에게는 다정한 초대이기도 하다. “길 위”로 “두근두근” 이어지는 발걸음은 「읽을 수 없는 책」에 이르면 사랑하는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애틋함에 닿는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를 이해하고 있다는 속단에 빠지기 쉽지만, 이 노래에서 우리는 겸손한 사랑의 자세를 배운다.


말수가 적은 이번 작품집은 곡의 순서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한 곡, 한 곡이 차례대로 보현과 루시드폴이 주고받는 대화로 읽히며, ‘봄’과 ‘겨울’을 지나고, ‘불안’과 ‘기다림’을 건너 ‘뚜벅뚜벅’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나아간다. 0에서 시작한 음악이 다시 0으로 돌아와 무한대로 연결되는 흐름이 인상적이다. 루시드폴이 보현과 함께한 순간들의 소리를 채집해 모듈러 신스로 변주한 마지막 연주곡은 ‘너와 나’가 곧 ‘너는 나’라는 말없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루시드폴은 『너와 나』에서 시간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나란히 걸음으로써 비로소 이 길이 완성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 안에서는 마치 ‘너’와 ‘나’ 사이에서 그러하듯, 시간이 선형으로 흐르지 않고, 인과에서 또한 자유롭다. 언젠가는 끝이 예정되어 있을지라도 사랑하는 동안, 우리는 영원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먼 훗날의 헤어짐을 받아들일 때, 여정은 더욱 자유로워진다. 이 책에서 그는 ‘달력이 없는’ 보현으로 살고 싶은 바람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노래가 ‘너와 나’의 노래


1998년 인디 밴드 미선이로 데뷔한 이래, 스무 해가 넘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온 루시드폴은 이번 작품집에서 자기 갱신을 시도한다. 그는 『너와 나』가 반려견 보현을 ‘위한’ 작품이 아닌, 반려견 보현과 ‘함께한’ 작품임을 강조한다. 이제까지 동물의 소리를 담은 음악은 종종 있었지만, 그는 보현이 내는 소리를 그대로 옮기는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현에게 적극적으로 창작과 연주를 맡긴다. 루시드폴은 『너와 나』에서 그래뉼러 신서시스(granular synthesis, 소리를 작은 단위로 분해한 사운드를 배열 및 재조합하여 다른 소리로 만들어내는 음향 합성 기법)를 활용해 보현의 소리를 다채롭게 변주한다. 소리를 쪼개어 멜로디와 리듬을 빚어낸 이번 작업은 인위와 자연, 소리와 음악의 경계를 허문다.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는 방법을 루시드폴만의 방식으로 찾아낸 음악적 해답일지 모른다.

사운드의 재료뿐 아니라, 장르 역시 앰비언트부터 프렌치하우스까지 한층 폭넓어졌다. 자유롭게 숲을 탐험하는 보현처럼, 여전히 고갈되지 않은 호기심으로 음악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는 그의 행보에서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책과 음악이 하나 되는 하모니


새로운 실험은 비단 음악만이 아니다. 책 『너와 나』는 가로로 긴 판형으로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늦추어 독자들이 천천히 걷는 기분으로 책 속에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이끈다. 때로 의도적으로 아담하게 실은 사진은 작아서 오히려 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본문 종이는 사진의 선명도보다 포근한 촉감을 살리고자 과감히 마분지를 택했다. 따뜻한 햇볕의 감촉과 보현의 고소한 체취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종이의 결은 A4=432Hz로 조율한 피아노 소리와 닮았다. 정승환, Chai 등이 노래로 보현의 통역자가 되어준다면, 책에서는 손글씨가 보현의 마음을 대신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작품집이 파격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시작과 끝을 감싼 면지는 오솔길의 흙빛, 보현의 털빛을 따랐다. 책등과 CD 봉투는 숲의 짙은 초록빛을 띠고 있다. 수수하되 사려 깊은 만듦새는 여기에 담긴 정성을 짐작게 한다.


너와 더 걷고 싶다. 너와 더 놀고 싶다.

너와 더 많은 햇살을 쬐고 싶다.

우리를 감싼 바람을, 햇살을, 공기와 소리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담아두고 싶다.


개를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예술가 메리 올리버는 일찍이 스스로를 ‘리포터 시인’이라 일컬었다. 매일 숲과 바닷가, 들판을 산책하며 보고 들은 것을 시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우리는 루시드폴 역시 리포터 시인이자 음악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사랑하는 이를 줄곧 ‘그대’, ‘당신’이라 노래해온 그이지만, 이번 작품집에서는 다만 ‘너’와 ‘나’로 한결 꾸밈없는 모습으로 다가선다. 그런 한편으로 보현과의 관계에만 구속되지 않고, 그들을 둘러싼 크고 작은 생명의 소리를 기꺼이 불러 모아, 둘만의 듀엣은 머잖아 너그러운 앙상블로 확장된다. 그렇기에 꼭 반려동물과 함께 살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으며 누구나 각자의 ‘반려’를 마음속에 그려보게 된다. 보현과 루시드폴은 『너와 나』, 사랑의 더 깊은 곳에서 어서 오라며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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